story 05 인터페이스를 찾아서 : 서로inter 정면으로 대하다 face
2009년 12월, 국내에 ‘줄리&줄리아(Julie & Julia, 2009)’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 메릴 스트립과 에이미 아담스가 출연하는 이 작품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외교관인 남편 폴(스탠리 투치)을 따라 프랑스로 건너온 언제나 기운이 센 천하장사 아주머니 줄리아(메릴 스트립)의 이야기와 2002년을 배경으로 작가를 꿈꿨지만, 되는 일도 없이 말단 공무원 생활로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보내는 줄리(에이미 아담스)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다.
영화에서 서로 다른 시대, 다른 성격의 주인공을 연결해주는 실질적인 연결 고리는 바로 줄리아가 지은 레시피 북 ‘Mastering the Art of French Cooking’이다.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는 줄리와 줄리아 그리고 관객을 연결하는 고리로서는 ‘요리’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고, 이것이 하나의 ‘인터페이스’가 될 수 있다.
영화 한 편 안에서 수많은 인터페이스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장면과 장면을 연결하는 고리, 캐릭터와 캐릭터를 연결하는 고리, 그리고 관객과 영화, 관객과 등장인물 등 우리는 영화 한 편으로도 쉽게 그 인터페이스를 찾아낼 수 있다.
이렇듯 인터페이스는 쉽게 보면 쉬운 것이고,
어렵게 보면 어려운 미묘한 개념이다.
“여기서 이 개념은 컴퓨터 스크린의 표면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행동반경을 넓혀가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인공 환경의 접촉면을 지시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그리고 그 덕분에 디자인은 이전과는 다른, 조금은 독특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그것은 일상 문화와 테크놀로지 사이에서 인터페이스의 물질적 구성에 관여하는 사회적 실천으로 재정의되고, 감각적 지각, 언어적 소통, 신체적 행위를 아우르는 당대의 경험 형식을 변형하거나 복제하는 역할을 떠맡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약간의 과장을 보탠다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세상을 지각하고 인지하고 소통하고 행위하는 것은 누군가가 디자인한 인터페이스‘들’을 통해서라고 말이다.”
‘인터페이스 연대기: 인간, 디자인, 테크놀로지’ (박해천 지음 / 디자인 플럭스)
현대 인터페이스의 총아, 게임
우리가 인터페이스를 이야기할 때 가장 활발히 이야기되고 많은 사례를 볼 수 있는 것은 게임이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C9’의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담당한 NHN 게임스의 공명용 디자이너는 “게임 인터페이스는 게임을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고리이자, 게임과 게이머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해야 합니다.”라며 게임에서의 인터페이스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터페이스의 역할 비중이 큰 리듬액션 게임 '오디션'의 화면 인터페이스
(출처:http://clubaudition.ndolfin.com/)
게임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기획, 개발 모든 분야에 걸쳐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디자인을 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게임에 대한 모든 것을 관장하는 위치에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인터페이스 역할은 굉장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게임에서의 인터페이스의 역할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면서도 중추신경 같은 존재인 셈이다.
인터페이스를 수면 위로 끌어낸 것은 컴퓨터와 인터넷의 힘
GUI의 역사적 기원
매킨토시의 전매특허처럼 알려진 GUI는 어디에 연원을 두었을까? 1960년대 초반의 인터랙션 연구의 상당수는 SAGE 프로젝트의 강력한 영향 때문에 행동주의의 자장 안에 놓여 있었다.
인간의 사고나 의식에 대한 문제들을 배제한 채 오직 자극-반응의 교환 관계로 인간의 심리적 과정을 설명하려는 접근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전투기 조종석, 대공포 사격 조준기, 레이더 스크린, 이 세 가지 유형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연구를 거치면서, 다양한 계량적 측정 기법을 기반으로 정교한 형식을 갖추게 되었다.
SAGE 프로젝트에서 스크린 기반 인터페이스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던 릭 라이더는 실시간 응답이 가능한 메인프레임 컴퓨터의 등장에 힘입어 “인간과 컴퓨터의 공생”을 내세우며 컴퓨터의 개념을 재정의하려했다.
그 결과로 개발된 것이 온라인 시스템 oNLine System(NLS)이라 명명된 장치였다. 이 장치는 소집단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발명품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 가운데 인터랙션의 기술적 차원에서 코페르니크수적 전환을 가져다 준 것은 바로 윈도우와 마우스였다.
GUI의 상징 애플의 매킨토시
이처럼 스크린 내부를 항해할 수 있는 새로운 인터페이스 요소들을 발명한 이가 엥겔바트였다면, 공진화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 요소들을 정교하게 재조립한 주인공은 앨런 케이였다. 우리가 GUI를 마주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기도 하다.
*인터페이스 연대기: 인간, 디자인, 테크놀로지 中 인간과 컴퓨터의 공진화 : 앨런 케이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부분에서 발췌 재구성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