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물은 교감하기 위한 인터페이스 즉, 접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을 기호학적으로 바꿔 말하자면 ‘기호’와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간 소통에는 글과 말로 구성된 언어체계를 말합니다. 네트워크 관점에서는 휴대폰이나 전화가 접점이며, 인터페이스입니다. 인터페이스는 인간과 기계 사이의 의사소통 체계를 말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행동을 명령어로 실행하면 기계가 움직이는 것을 말합니다.
월간web은 다양한 관점에서 인터페이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인터페이스에 대한 담론(story)을 다양한 방식(telling)으로 구성해보았습니다. 계속되는 연재를 기대해주세요.
Intro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을 위한 인터페이스 ▶story 1 취향과 선택, 그리고 인터페이스 story 2 인터페이스 오디세이 story 3 디지털 시대 인터페이스와 스토리텔링의 교감 story 4 뇌, Human-Computer Interaction의 미개척지 story 5 인터페이스를 찾아서01 : 서로 inter 정면으로 대하다 face story 6 인터페이스를 찾아서02 : 인간, 디자인, 테크놀로지의 조화
진행 월간 w.e.b. 편집부
story 01 취향과 선택, 그리고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란 무엇인가’라는 책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실려 있다. 언젠가, 자연적으로 들어오는 모든 감각 정보를 인위적으로 차단하는 실험이 있었다. 그러자 피실험자는 백일몽이나 연상작용, 환각이나 망상 같은 형태로 정보를 자신의 내부에서 생성시키려 했다고 한다. 실험을 통해 얻은 결론은 ‘인간은 외부의 정보에 의해 유지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정보화’라는 것은 결국, 우연한 기계의 발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내재된 본성의 발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참고: ‘인터페이스란 무엇인가’ 카이호 히로유키 외, 지호)
이 책에서는 인간을 ‘정보를 처리하는 존재’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인간의 이런 측면을 연구하는 학문이 ‘인지심리학’이라고 한다. 정보를 처리하는 존재, 인간은 지각되는 모든 현상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산다. 그럼으로써 나름대로 세계를 조직하고, 이것을 타인과 소통하면서 살아간다. 인터페이스란 바로 이 소통을 매개하는 접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문화적 개념, 인터페이스
그런데, 인터페이스는 문화적인 속성을 지니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 피자를 맛있게 먹으려면 가스 오븐의 두 번째 칸에 넣어서 데우는 것이 좋다’라는 안내문구를 보았을 때,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할까? 당연히 위에서부터 두 번째 칸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당연한 문제가 아니다. 미국인들은 이것을 밑에서부터 두 번째 칸으로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 월간 w.e.b. 통권 114호 ‘trend maker’, 이건표 세계디자인학술대회 사무총장 인터뷰)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원숭이와 표범, 바나나, 이렇게 세 가지 대상이 주어졌을 때 “관계있는 것을 한 쌍으로 짝을 지으시오”라고 문제를 낸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한글로 쓰인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한국인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당신은 원숭이와 바나나를 한 쌍으로 짝을 지었을 것이다.
EBS 다큐프라임 '동과 서'이미지 출처 : mediatoday.co.kr
이렇게 단정 지을 수 있는 것은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이 동양과 서양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짝을 지은 것에 대해, 당신은 원숭이가 바나나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서양인의 생각은 다르다. 원숭이와 표범은 포유류이지만 바나나는 식물이기 때문에, 서양인들은 원숭이와 표범을 함께 묶는다.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이유는 서양인은 명사로 세상을 보지만, 동양인은 동사로 세상을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참고 EBS 다큐프라임 ‘동과 서’ 제1편 ‘명사로 세상을 보는 서양인, 동사로 세상을 보는 동양인’ 2009년 4월 21일)
행동을 조직하는 인터페이스
그렇다면, 반복적인 패턴을 이루는 행동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물론, 행동방식이라는 것은 학습을 통해서 형성되는 것이다. 파블로프(Pavlov, 러시아의 생리학자)의 ‘조건반사 실험’은 우리의 행동 패턴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설명하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이 실험에서는 종소리를 울린 후 개에게 먹이를 주는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자극과 반응이 연결되는 학습효과를 보여준다. ‘레몬’을 생각하기만 해도 입 안에 침이 고이는 현상도 ‘조건반사’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누구나 컴퓨터를 처음 사용하거나, 새로운 PC 게임을 접할 때에는 인터페이스를 학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누구나 키보드나 마우스 조작이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적으로 연습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인터페이스는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한편으로 사람의 행동을 새롭게 조직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페이스를 중심으로 문화적 헤게모니가 형성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제품 혹은, 어떤 서비스를 선택하는 문제는 단순히 주관적인 취향의 문제를 넘어선다. 나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취향’이 나에게서 온 것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략)
Intro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을 위한 인터페이스 story 1 취향과 선택, 그리고 인터페이스 ▶story 2 인터페이스 오디세이 story 3 디지털 시대 인터페이스와 스토리텔링의 교감 story 4 뇌, Human-Computer Interaction의 미개척지 story 5 인터페이스를 찾아서01 : 서로 inter 정면으로 대하다 face story 6 인터페이스를 찾아서02 : 인간, 디자인, 테크놀로지의 조화
2010 월간 웹 2월호
Special issue - 인터페이스 written by 강창대 편집장 edited by websmedia 저작권자 ⓒ 웹스미디어 컴퍼니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